섹스 미스테이크_by 성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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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들은 모른다. 피곤하다는 이유로, 안 내킨다는 이유로, 때로는 아무런 말도 없이

거절해버린 그날 밤, 아내의 마음이 얼마나 처참했는지. 하소연하기도 창피해 속앓이만

하던 아내들이 드디어 폭로전을 벌였다. 반면교사라,

이들의 실패담을 바탕으로 내 남자에게는 이것만은 피해보자.

차갑던 남자를 뜨겁게 달아오르게 하는 건 분명 여자의 힘이다.


아무리 오랜 세월 맨살로 부딪치며 내장 안까지 다 안다고 생각하던 부부도 서로의 성적 욕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애꿎은 등만 째려볼 때가 있다. ‘하고 싶은 날’이 꼭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그거야말로 한날한시에 함께 눈감자는 약속만큼이나 허황되기도 하다. 문제는 내가 원치 않을 때 상대방은 원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허다하다. 배부른 상태에서 배고픈 자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듯, 성욕 역시 마찬가지다. 자신의 입장에서 그다지, 혹은 극도로 ‘하고 싶지 않은 날’인데 상대의 눈빛은 끈적끈적 녹아드니 참으로 난감하다.

부부 사이일수록 거절의 기술을 익혀야 한다.

순간적으로 혐오스러워하거나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면 상대방에게 지우기 힘든 상처로 남을 수 있기 때문. 특히 남자보다 여자들이 이러한 거절에 더욱 모멸감을 느끼고 좌절하는 경향이 있다.

여성으로서 굴욕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잠자리 실패담’을 들려준 아내들은 한결같이 “알고 보니”라는 단어를 썼다. 남편이 잠자리를 거부했던 이유가 “그전에는 도통 이해할 수 없었는데 ‘알고 보니’ ○○○ 때문이더라”는 것이다. 애초에 이유를 말하지 않다가 끈질긴 추궁 끝에 알게 되거나,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아내 스스로 깨달은 경우가 많았다. 언제나 그렇듯,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라는 그릇된 추측이 가져온 결과다.여기 소개된 7명의 아내는 미처 남편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해 잠자리에서 거절당한 기억을 갖고 있다. 섹스에서 프로인 부부는 섹스 테크닉뿐 아니라 마음을 나누는 법에서도 프로다. 오늘 밤, 남편의 마음부터 두드려보자. 진솔한 대화가 가져오는 뜨거운 섹스의 환희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미안하다, 피곤하다’ 지나친 배려에 그만…
 


그것이 승낙의 신호라 여긴 나는 얼른 욕실로 들어가 샤워를 하고 새로 산 시스루 속옷을 입고 나왔다. 남편은 이미 침실로 들어간 모양이었다. 약간은 흥분된 마음으로 침대에 올라 슬쩍 잠이 든 것처럼 보이는 남편의 어깨를 감싸자, “피곤하다.그냥 자자”며 내 손을 슬그머니 내려놓았다. 우리 가정을 위해 애쓰는 남편의 모습을 안쓰러워했는데, 남편은 모든 걸 ‘피곤한 탓’으로 돌리려고만 했다. 지나친 배려가 오히려 화를 부른 게 아닌가 싶어  씁쓸하기만 하다. 

돈 모으는 재미 때문에 밤의 재미는 잊어버리고…




얌전한 고양이도 부뚜막에 오르고 싶다


결혼 14년차, 마흔을 목전에 두었건만 나는 단 한 번도 오르가슴을 느껴보지 못했다.
스킨십은 여전히 좋아하지만 섹스는 그에게 아무런 매력이 없는 것 같다.
도대체 저 목석을 어떻게 흔들어 깨워야 할지 알 길이 없다. 마흔이 다 되어서야 ‘이럴 줄 알았으면 결혼 전에 관계를 가져볼걸’ 뒤늦은 후회를 할 뿐이다.

 



친구라면 ‘하다가도’ 뛰쳐나가는 남편


남편의 중학교 동창으로 섬세한 마음 씀씀이가 마음에 들어 나 역시 좋아하는 사람이다. 남편은 유력한 인사를 초대할 때면 빼놓지 않고 A씨를 불렀다.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그에게 어떻게든 도움을 주려 했다. A씨는 남편의 친구지만 내 친구이기도 해 남편 없이도 자연스럽게 어울려 노는 사이가 되었다.

 

모처럼만에 남편과 진한 섹스를 하던 날이었다. 막 절정에 치닫기 전, 남편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A씨의 이름이 뜨는 걸 보자, 남편은 냉큼 속옷을 주워 입고 나갈 채비를 했다. 황망해진 나는 그런 남편의 뒷모습만 바라볼 뿐이었다. 돌아온 남편에게 들으니 대단한 일도 아니었다. 술값 좀 내달라는 전화였단다. 아내와의 섹스보다 친구의 술값이 더 중한 남편, 이대로 둬도 될까. 

자존심 건드리는 말실수 하나로…




너무 ‘센’ 남편 버거워하다가 그만…




남편은 하룻밤에 여러 번 하기를 즐겼다. 신혼 초에는 그런 남편의 정력이 자랑거리였지만, 아이가 태어나 자라면서부터는 점차 남편의 그런 지구력이 귀찮아졌다. 한 시간은 끄떡없는 남편에 비해 나는 10분이면 충분했다.


처음에는 그런 마음을 곧잘 숨겼지만, 점점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당신, 전생에 말이었어? 풀만 먹고도 아주 힘이 솟네”라며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말로 하지 않으면 심하게 기침을 하거나 목이 마르다는 둥, 가스레인지에 뭔가 올려놓은 것 같다는 둥 갖가지 핑계를 대며 남편을 밀어냈다. 처음에는 별다른 반응이 없더니 남편도 10분이라는 나의 시간에 맞추려는 듯했다.



어렵게 구한 포르노 비디오를 틀어놓고 와인도 한잔 곁들이며 남편을 자극해 겨우 잠자리에 들었지만, 남편은 정확히 10분에 모든 걸 끝냈다. 더 해도 좋다고 했지만 남편이 거절했다. “그 시간이 넘으면 당신을 괴롭히고 있다는 생각이 드니까 더 할 수가 없어. 즐겁지가 않아.” 내 시간만 고집하다 결국 남편과의 사이에 깊은 골이 생긴 것 같다.


남편 기죽인 죄로…




어느 부부나 그렇겠지만 결혼한 지 5년이 지나자 성생활이 지루해졌고, 더 지나자 완전히 ‘의무방어전’이 되었다. 남편은 여전히 나와의 잠자리에 만족하는 눈치였지만, 나는 불만이 가득했다. 나보다 일찍 결혼한 친구에게 하소연했더니 자신이 효과를 본 방법을 소개해주었다. 섹스 기구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친구가 알려준 성인용품 판매 사이트에서 얼른 구입해 남편에게 보여주었다. 흥분된 마음으로 그날 밤 당장 써보았는데, 남편의 반응은 썩 좋지 않았다. 그 소식을 전하자 친구는 기가 막힌 젤과 콘돔을 추천해주었다.


또 구입해 남편에게 내밀자, 이번에도 남편은 “꼭 그런 걸 써야 해? 뭐 끼우는 거 싫어하는 거 알잖아”라며 볼멘소리를 했다. 나는 꽤 만족스러웠지만, 남편은 다시는 그 제품을 쓰려고 들지 않았다. 얼마 후 러브호텔을 하던 친척이 ‘러브 체어’ 하나를 그냥 주겠다고 해 반가운 마음에 얼른 집에 들였다. 환상적인 밤을 상상했던 나는 난데없는 벼락을 맞았다. 침실에 들어선 남편이 기겁하며 버럭 화를 낸 것. 남편은 “그렇게 나를 못 믿겠어? 나도 노력해, 한다고”라며 소리를 질러댔다. 그때까지도 남편이 성인용품이나 기구에 그토록 진저리를 치는 줄 몰랐다. 믿음이 없어서라 아니라 더 느끼고 싶어서였는데, 남편의 마음을 너무 몰라주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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