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은 우리의 잘못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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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은 우리의 잘못이 아니다              이미지 #1
영화 [오싹한 연애]
 
"난 나약한 건가요. 난 집착해요. 나에게선 남자가 자꾸 떠나가요. 난 자신감이 없어요." 이런 글들을 읽다가 몇 자 적어 본다. '자기애'란 잘난척하고 공격적인 사람이 가진 것이 아니라, 정말 내적으로 강한 사람이 갖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매 순간 자기애가 완벽하게 자리 잡고 있기란 쉽지 않다. 그러니 다들 흔들리며 자기애를 잘 만들어 가는 수밖에 없다.
 
그 남자 속에 숨겨진 이상형이 여자를 사랑할지 말지 결정한다면, 여자 또한 마찬가지라면 우리의 이별은 우리의 잘못이 아니다.

 
| 이별과 미움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융은 페르소나를 정신의 겉면이라고 불렀다. 이것이 세계를 향해 있는 얼굴이기 때문이다. 반면 정신의 내면을 남성의 경우 '아니무스'라고 불렀다. '아니마'의 태고 유형은 남성적인 정신에서 여성적인 한 측면이며, 아니무스의 태고 유형은 여성적인 정신에서 남성적인 한 측면이다."
 
"남성이 정열적 매력을 느꼈을 때는 남성 아니마 상과 그 여성이 동일한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남성이 혐오감을 느낀다면 그의 무의식적 아니마 상과 여성이 모순되는 특징이 있어서다. 여성이 아니무스를 투사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남성이 여성에게 반하는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이는 2차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1차적인 이유는 바로 무의식 속에 있다. 남성은 자기의 아니마 상과 모순되는 여성들과 관계를 가지려 애를 써도 어쩔 수 없이 불만과 반복으로 끝난다."
 
출처: 융의 심리학 해설
저자: 칼 구스타브 융, 캘빈 S. 홀
 

| 이별은 우리의 잘못이 아니다
 
상대가 누군가에게 호감이나 불쾌감, 그리고, 누군가를 더 사랑하게 되든, 덜 사랑하게 되든지, 상대의 잠재된 자아 안에 형성된 어떤 '상(우리가 말하는 이상형 같은 것보다 좀 더 깊은 우리 내면에 숨어 있는 이상적 이성상)'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별은 내가 혹은 우리가 아무리 애를 써도 안 되는 것이기도 한 것이다. 누군가가 나를 사랑하는 것이 내가 그 안의 이런 '상'과 일치했기 때문이라면 누군가가 나를 결국 사랑하지 못했던 것도 단지 그 안의 '상'과 내가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나 그녀가 당신을 사랑하지 않게 된 건, 당신 탓이 아니다.
 
돌려서 생각해보면, 이건 당신에게 향하는 상대의 비호감이 당신 자신이 매력이 적어서도 무언가 큰 잘못이 있어서도 아니라는 말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어쨌든 우린 좀 더 무뎌져도 좋을 것 같다. 타인의 호불호와 타인의 시선, 평가의 내용, 그건 그냥 '상대가 그.렇.게.보.는. 것.'이기도 하다. 동성끼리 건 남녀 사이건...
 
그래서 우리는 그런 것들에 의해서 과하게 우리 자신의 가치를 매길 필요가 없는 것이다. 당연하지만 쉽지 않은 것이긴 하다. 우리는 아니라고 하지만 타인의 평가에 동요된다. 또한, 상대가 나를 홀연히 떠났을 때 자신의 단점을 떠올려 자책해보기도 한다. 물론 사회 속에서 타인의 시선을 다 무시하고 스스로 폐쇄하라는 게 아니라, 자기의 시선은 타인을 향해 열린 마음으로 대하되, 그들 타인의 시선이나 판단까지 내가 전적으로 껴안으려 해서는 안 되는 것 같다.

 
| 자신을 더욱 사랑하고 우뚝 서기를
 
사랑이 떠나가도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그저 그 사람 안에 맺혀있는 '상'이 내가 아니라면 그리고 당신이 외로운 것도 당신의 잘못 같은 건 아니다, 서로가 일치하는 '상'의 소유자를 못 만나서라면 다만 인간관계를 더 넓히고 더 적극적으로 다가서며 당신의 짝을 찾아 애를 쓰면 더 가능성은 높아지는 것이다.. 자물쇠에 맞는 열쇠를 찾을 때까지.
 
한편으론 찾아도 그게 끝은 아니지만... 그래서 사랑이 그 엄청난 실패 확률을 뚫고 자기에게 다가왔더라 해도 '삶 속에서 정신적으로 홀로서기'를 놓쳐서는 안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떨어져 있는 사원의 기둥처럼 사랑하라.'고 칼릴 지브란은 이야기한 건지도 모른다. 모두들 자기를 더 사랑하고 자기로서 더 우뚝 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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